아.
탁자에서 유리로 된 재떨이가 떨어졌다. 아래는 카페트가 깔려 있었기에 소리로 알아챈 건 아니었다. 엎어진 담뱃재의 꺼슬한 냄새가 훅 올라왔기에 깨달은 것이었다.
“카롤리나? 어디에 집중하시는 건가요.”
절 봐주셔야죠. 남자는 콧날로 카롤리나의 턱을 밀어선 목덜미에 쪽쪽 입술을 붙여냈다. 가볍게 붙었다 떨어지던 것이 점차 길게 머물자 여자의 손이 션의 어깨를 밀어냈다.
“내가 자국 남기지 말랬잖아.”
“… 왜요? 당신 남편이 볼까봐?”
유쾌하지 않은 걱정을 션은 실실 웃으며 잘도 내뱉었다. 일부러 그런거구나. 카롤리나의 미간이 찡그려지더니 아예 그의 품에서 나가려던 움직임을 션의 한쪽 팔이 막는다.
“죄송해요. 사실 그리 길게 남지도 않았어요. 네?”
키스를 갈구하던 움직임을 뒤로 빼며 거절하자 초조해진 션이 카롤리나의 허리를 잡아 들어 탁자 위에 앉혔다. 사실 반성은 전혀 하지 않았다만 지금 카롤리나가 떠나가는건 견딜 수 없었으니.
그녀가 홱 구둣발로 자신의 어깨를 차버리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견딜 수 있었다. (이조차도 그에겐 포상에 가까웠지만) 하지만 역시 한숨을 쉬며 자신이 입맞췄던 목덜미를 만져보는건… 개의 입장에서도 적당히 서러운지라.
“… 자국, 안남길게요. 그렇지만 오늘은 함께 있어주기로 했잖아요.”
그녀의 구두를 벗겨 발바닥을 노련히 쓸어 올리던 손이 간간이 멈칫거린다. 응당 이것부터 했어야 했다며 허리를 숙여 발끝부터 쪽쪽 입술을 맞춰가며 올라가는 션의 눈동자가 애처롭게 빛났다.
“약속을 한 기억은 없어.”